풍경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0807mb 2009. 1. 27. 13:19

요 몇년 중에서 최악의 교통대란이 일어난 설 명절이라고 했던가?

우리도 그랬다.

명절전에 여유가 있어서 그나마 내려갈땐 편하게 갈거란 예상은 중부지방의 폭설 때문에 빗나가고 말았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출발부터 차가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조마조마 하며 나섰다.

서울시내 도로는 제법 큰도로까지 제설작업이 되어있지않아 망우로조차도 노면이 미끄러웠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얼지 않았지만 갓길엔 눈이 쌓여 있었고 눈이 계속되어 거북이 걸음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얼어붙은 국도로 내려설 수도 없었다.

대전을 통과하는데 7시간이 걸렸고 총 9시간 30분이 걸렸다.

늦게 출발할수록 귀향시간은 더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친구 부부와 순천에서 만나 순천만의 낙조를 보리라던 희망은 부서져 버렸고 사천에서 만나 삼천포를 거쳐 창선대교 밑의 횟집에서 맛있는 회를 곁들여 소주한잔에

회포를 풀 수 있었다

 

 

차가 느리게 움직이니 운전하는 사람이야 지루하고 힘들었겠지만 설경을 감상하다 차가 멈춘 곳의 경치가 좋으면 이렇게 한 컷 하기도 하고

 

 마침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힘겨워하다 바람덕분에 홀가분해지는 소나무의 몸짓을 담을 수 있는 행운까지~~히야!!!

펑펑 쏟아지는 고속도로변의 설경도 좋았고 마을들도 평온해 보였고 넓은 들판길을 보면

영화 닥터지바고에서의 설경이 떠오르고 라라의 테마가 듣고싶어지는 풍경이었다.

 

점심도 먹고 생리현상까지 해결하러 들린 음성휴게소의 설경. 온통 하얀 세상이다.

 

흑백속의 원색이 선명하다

 

순천만의 낙조는 아니더라도 삼천포 실안낙조를 보러 급히 차를 달려 갔지만 심술쟁이 구름속에 갇혀버렸구나.

 

작은설날 음식을 준비해놓고 운전연습차 차를 몰고 나선 머구섬에서 만난 빛내림의 광경

 

머구섬에서 바라보니 솔섬이 바로 바라다 보인다.  비토교는 멀리 보이고

 

금오산 쪽을 보는 바다는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하늘보다 더 짙은 푸른색을 띤 반영

 

건너편 선창가를 바라보니 멀리 있는 와룡산이 눈을 뒤집어쓰고 제법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장소를 옮겨서 제비끝이란 곳인데 특이하게 생긴 지형의 바위. 오랜세월의 풍상을 견뎌낸 기이한 형상이다.

 

바위위에 뿌리를 두고 물결 일렁이는대로 몸으 내맡긴 파래랑 해초들

 

바위에 굴도 많이 붙어 있다. 자연산 석화다. 쪼시개가 있었다면 까서 먹을 수도 있었는데...

 

 

 

하늘색이 이쁜데 눈올때 설정한 ISO 400으로 그대로 찍었더니  거친 질감이 느껴진다

 

해질녘의 반대편 하늘이 이쁘다. 멀리 주막거리가 보이고 가까이 보이는 건물들은 솔섬에 있는 콘도라는데 멀리서 보니 상당히 이국적으로 보인다

 

건너편 대밭의 대들은 늘푸른 모습으로 곧게 서있다. 선조들이 사군자라고 칭할만하지.

옆지기가 좋아하는 소재이고 좋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