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
참으로 긴세월이 흐른후의 만남이었다.
4.10일 수도권에선 ktx를타고 내려갔고 울산에 세분, 여전히 고향을 지키는 두분과 우리둘,
첫직장 동료들과의 만남...30년간의 세월을 넘어 그 싱싱하던 젊은 모습만 간직하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는데...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닥 늙어보이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머리가 희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고,
우리도 마찬가지였지만 세월의 흔적을 어떻게 지우겠는가?
부산역에서 내려 해운대로 가니 다들 와서 김양, 하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벚꽃이 만발한 달맞이 고개의 어느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으며 옛날로 돌아가니 쏟아지는 얘기가 끝이 없었다.
그땐 다들 초임지였고 처녀, 총각들이었다.
밤세워 일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름 여유로웠던 시절이었다. 가사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때였으니까.
점심 먹고 오륙도를 돌아오는 유람선을 타고 부산갈매기와 유람을 하였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태극기와 머리카락 날려가면서.
ㅎㅎ 부산갈매기, 녀석 입에 새우깡 물었다
누리마루와 해운대 신시가지 모습
오륙도 중의 한 섬. 유람선 안내방송에서 몇번째인지 열심히 설명을 했건만..
가운데 있는 바위가 母子바위라는데 그럴듯하다
여긴 무속인들이 소원을 비는 곳이래지 아마? 낚시하는 아저씨도 보인다
등대바위
묘하게 다음날이 고향에서 열리는 동창회날이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차를 얻어타고 서포까지 갔다.
서포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는 또한분(박주사님)을 만나 서포회에 소주를 곁들여 뒤풀이를 하고
친구들이 모여있는 동창회 전야제에 참석하였다.
남자친구들만 모여 있었지만 남편빽믿고 합석하여 또다른 분위기에 휩싸였다.
교장샘이 된 친구의 초등학교 입학시의 에피소드에 친구들 모두 웃음보가 터지고.
그 친구 남자형제가 많아 집에서는 구분하기 좋게 다섯번째로 태어난 친구를 오종이라고 불렀단다.
당근, 동네 친구들도 오종이라고 불렀고 본인도 그렇게 알고 입학식에 갔더니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않았으니 그런 황당할 데가!!
선생님이 이름부르지 않은사람과 남은 이름을 연결하여 이름을 찾아주었다는데,
그시절에야 그런일이 더러 있었을 터였다. 집에서 아들 낳으라고 여자애에게 비공식적으로 놈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니.
암튼 전야제부터 고향에. 친구들에 푸근한 봄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