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싶다고 함부로 갈일은 아니다
차례를 지내고 내가 할일도 얼추 끝난 휴식의 시간에 낮잠을 자면서 보내긴 시간이 아까워 바람이나 쏘이자고 했더니 선뜻 나선다.
안가본 남의 동네(삼정)를 거쳐서 진교쪽으로해서 남해쪽으로 가는 도로를 달리다가 발꾸미마을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갔다.
이름이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단어에다가 바닷가는 어디든 경치가 좋으니 아무데나 들어가 본 것이다.
저 섬에는 뭔가 새로운 생물이 살고있지않을까? 아님 저 섬에가면 경치가 어떨까?하는 호기심으로
마을 아주머니께 저섬에 갈 수 있냐니까 등을 밟고가면 된다하여 신안앞바다의 물길열리는 얘길 해가면서 섬으로 들어갔다.
오랜세월 자연에 내맡긴 바위를 지나고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갯바위는 곧 아낙들의 일터가 될테지?
작아보이던 그 섬에 또작은 섬이 하나 더 붙어 있다.
앞쪽의 바위섬에는 갈매기가 휴식하고 있는데 점으로 보인다.
굴 양식장과 저멀리 이섬의 모양과 닮아있는 또 하나의 작은섬도 보인다.
깊숙히 파인 곳에 집단으로 모여있는 갯강구들. 초딩때 남자친구 이름이 비슷하여 친구들사이에 놀림을 받았던 그 갯강구다.
어두워서 표현이 좀 그렇지만..
아뿔싸!! 섬을 다 돌고 나올려는데 저 멀리보니 물이 서로 닿을락말락하지 않는가?
우리가 걸어 들어왔던 길이 없어질려는 찰라였다.
둘이서 냅다 뛰었다. 뛰어오는 사이 벌써 물은 합쳐졌다.
다행히 신발속으로 물이 들어올 정도는 아니었지만 넋놓고 놀았다면 큰일날 뻔했잖아?
휴~ 한숨한번 내쉬고는 목선한척 넣어서도 찍어보고
발꾸미 마을에서 나와 조금 가다가 들어간 술상마을의 횟집 근처에서 잡은 모습이다.
발꾸미마을에서 아스라히 보이던 작은 섬이 이젠 좀 더 크게 잡혔다.
차를 세워놓고 주변경치를 살피고 나왔는데 입구 횟집에서 차가 못나가게 프라스틱 표지를 세워놓았다.
고약한 인심이라고 투덜거리며 빨간프라스틱 표지를 치우고 나왔다. 아마도 횟집전용 주차장이었나보다.
그 마을에서 나와 해안도로를 달려가다 바닷가까지 차를 몰아 들어간 중평리의 바닷가
금오산이 바로 눈앞이다. 이 아저씨 덥다고 옷을 위로 훌렁 올린다. 해질녘이라 거의 실루엣 수준이다.
배를 고정시켜 놓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 참으로 여유로워 보인다.
여기서 얻은 교훈하나: 섬으로 갈때는 물때를 알고 갈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략 낭패...ㅋㅋ
집으로 오면서 옆지기에게 물었다. 아까 그 상황이 더 진행되어 물이 무릎 이상으로 찼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내가 당신을 업고왔겠지?
이런, 자연스레 업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쳤단 말 아이가? 때론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교훈 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