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연하천~장터목)
자고 났는데 비교적 몸이 가뿐했다.
유정이가 근육 뭉치지 말라고 알약도 주고 젤제를 발라주기도 하여서 그런가?
걱정했던 것보단 훨 낫다.
정희는 간밤에 거의 못잤다고 해서 걱정이었다.
아침으로 인스턴트 북어국을 끓이고 국물에 햇반과 어제 먹다 남은 찰밥을 말아서 나눠 먹었다.
밑반찬과 장류가 남아있어 반찬은 걱정이 없었다.
우리보다 서둘러 길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
우린 7시에 연하천을 떠나 벽소령대피소로 향했다.
연하천 대피소 전경
출발하는 길가에서 만난 동의나물
지리산표 병꽃, 상당히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인근의 삼색병꽃보다 이렇게 짙은 색의 병꽃이 대부분이었다 . 흰색도 있었는데 담질 못해서 아쉽~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비가 시작되었다.
나는 제주갔을때 성산일출봉에서 산 우의를 가져가서 그걸 입고 배낭은 카바라 있어 둘러 씌웠다.
다들 등산용 판쵸 우의는 아니라도 골프우의 비닐우의등 준비는 해와서 다행이었다.
비가 많이 왔으면 속수무책 다 젖었겠으나 우리 사정을 봐 주기라도 하듯 그렇게 심한 비는 아니었다.
심한 비는 아닌데 이런 신비로움도 선물해 주는구나!! 감탄
우리 그때 커플 우의처럼 빨간 땡땡이 파란 땡땡이 우의를 사 입었었다..ㅋ
비 맞은 네 모습은 더욱 청초하구나!
끊임없이 운무가 산을 휘감아 올라왔다 산등성이를 넘어가고..
흔한 양지꽃도 비를 맞으니 더 깔끔하다.
맑은 날만 있었다면 이런 풍경 볼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나무 이름엔 약하다는...나중에 찾아봐야지
세석산장에 도착할 무렵엔 비가 그쳤다.
우린 우물가에서 손수 체취한 취나물을 데쳐서 무쳐서 반찬을 해먹었다.
지리산 취나물을 먹다니! 뱃속이 시퍼래지도록 다들 잘도 먹는다...ㅎ
점심먹고 차한잔 하고는 또 길을 나섰다.
어제보단 무난한 코스라고한다.
점심을 먹고는 우리의 잠자리 장터목을 향해 길을 나섰다
저 봉우리를 넘기 전에 앞서갔던 정희에게서 콜이 왔다.
어제 잠을 못자서인지 어질어질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우리와 상당한 거리로 앞서가고 있었다.
그런데 난 이 쯤에서 무릎 뒤쪽 근육이 아파서 내리막길이 힘들어졌다.
친구들은 또 나물 체취에 나섰는데 난 허리를 구부릴 수가 없었다.
나물을 뜯거나 말거나..
1키로 이하가 되면 그나마 용기가 난다.
마지막 장터목 대피소까지 친구들은 먼저 내려가고 천천히 맨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5시 40분경, 내가 뒤쳐지자 유정이가 내 신분증을 가지고 먼저 가서 입소 신고를 했다.
장터목엔 학생들이 가득했다. 1층은 학생들 차지고 우린 2층을 배정받았다.
지리산표 취나물, 두릅, 다래나물 맛있게 먹을려고 아픈 허리를 구부려 체취를 해왔다는 ..
장터목대피소는 우물이 계단을 한참을 내려가야 있었다.
다리가 아픈데 이 닦으러 계단 내려가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나물거리를 씻고 물을 길러 음식 준비하는게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은 휴대용 비닐팩 같은 물통을 휴대하고 있었다.
우린 역시 준비 부족..그러다보니 몸이 힘들어질 수 밖에!
간밤엔 한숨을 못잤다.
내려오면서 다리의 통증 때문에 힘들었는데 내일 다리를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서였을까?
실내기온도 너무 높아 덥기까지했다.
누워있다 다리를 움직여 보기도 하고 두번 세번 맨소래담을 발라주었다.
적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나무관세음보살~~~
옆자리에 누운 정희는 그나마 작은 코골음소리를 내며 순조롭게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