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이 닿은 산

지리산 1박2일(중산리~천왕봉~치밭목~대원사) 첫날

0807mb 2018. 5. 12. 21:04

작년의 그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켜 올핸 1박2일로

 작년에 못다이룬 대원사 코스를 완성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처음엔 2박3일도 했는데 그것 못하랴는 맘으로 시작했다.

나이 한살 더 먹은 것과 작년에 뒷다리가 댕겨서 좀 고생한 게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서로 부추겨 가면서 ...

1박2일 배낭 무게가 2박3일 무게보다 가볍지 않으니 이건 또 무슨 이윤지?


또 심야버스를 타고 23:40분에 남부터미널서 출발했다.

숙란, 정희랑 셋이서..

차에서 자두지 않으면 잠도 못잔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기에 눈을 좀 붙이려했으나

쉬 잠들지 않았다.

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있는

중안시장의 친구가게로 오라하여 거기서 집결했다.

가게엔 친구들의 수다로 웃음보가 터지고 있었다.

작년처럼 친구가 또 찰밥을 준비하여 인당 2개씩 싸서 준비해 두었다.

참나!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는담?


중안시장에서 국밥을 먹을 참이었으나 가게 문 여는 시간이 맞지않아

찰밥을 먹기로하고 중산리가는 첫차를 타기위해 친구의 가게를 나섰다.

어스름이 걷혀가는 시간이었고 시장 초입엔

이른 아침에 시골에서 싣고온 야채로 전을 펼치는 시골 아지매들의 삶의 현장이 있었다.

전에 어머님께서도 가끔 진주장에서 농산물을 팔기도 하셨다는데..

잠깐 어머니 생각이 나서 짠해졌다.


6:10분 중산리 가는 첫차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법계사 가는 셔틀버스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에 이르니 다른 등산객들도 보였다.

버스로 잠깐 이동하여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였다.


연록의 잎들이 싱그러웠다.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대부분 7~8키로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이다.

작년에 우리가 하산한 코스를 오르고 있다.

내려올때 그렇게 힘들었던 코스였다.


작년 연화천대피소 주변에 있었던 동의나물이 아닌 매미나물이 등산로 주변에 자주 눈에 띄었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만난 법계사 아래쪽의 화장실에서 잠깐 짐 내리고 볼일 좀 보고..아직 생생하다.





잔뜩 기대를 했던 철쭉은 아직 철이 이른데다 우리가 오르는  코스엔 작년에도 별로였던 곳 아닌가?


천왕봉이 가까워 지는데 운해가 보인다.

감격하여 자꾸 샷을 날리는데 하산하는 분이 정상에 오르면 운해가 장관이라한다.



계단은 항상 힘들고 지겹다.

여유있는 표정뒤에 고달픔은 잠깐 숨겨두고  ㅎ



저 아래 멀리 우리가 올라온 중산리가 보인다.


이제 정상이다.

올라오면서 바람불어 옷을 겹쳐 입었는데 의외로 올라올때보다 바림이 그닥 심술궂지않다.


아침이 아닌 낮 시간에 운해를 보다니!!

이런 행운이..운해도 그냥 운해가 아니다. 천왕봉을 빙 둘러쳐서 황홀경을 선사한다.

평일이라 많지않은 사람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행운에 행복한 표정들이다.

작년엔 구름한 점 없는 날씨더니 ...





또한번 해 낸 58개띠 가시나들..ㅋㅋ

누가 이들을 환갑내기들이라 하겠는가?

참 내 친구들 대단해요 짝짝짝~~~


우리도 이 기상 길이 간직하세~~~


마치 선계를 떠도는 듯...




우린 저 뒤쪽으로 해서 치밭목대피소쪽으로 하산할 것이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꿀맛같은 점심을 먹었다.

정희가 손수 심은 상추 등 쌈에 밴댕이젓갈을 싸서 맛있게 먹었다.

에너지를 보충했으니 가자! 치밭목으로!!






중봉을 지나 치밭목대피소가 저 아래 보였지만 굽이굽이 돌고 돌밭길을 걸어도 영 나타나지 않았다. ㅠㅠ


이런 고사목과도 한 컷하고..아직도 운해가 떠돈다.


정상 부근엔 아직 얼레지가 한창이다.


얼레지 군락.

날씨가 쨍하지않아 어째 꼿을 피울까말까 고민중인거 같다.


높은 곳에서  얕잡아 보았던 대피소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도착했다.

대피소엔 우리외 남자 한분만 예약을 한 상태였다.

대피소 직원은 우리가 거쳐 온 코스를 말하자 상당히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약간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런데 남자가 한분이라 우리랑 같은 호실에서 2층을 남자분이 쓰실 거라고했다.

순간 이건 뭐지?란 생각이 들며 우리가 불편해서 안된다고 하자

난방비를 아낄려고 그랬는데 불편하면 다른 방으로 모시겠다고했다.

당연하지!

옷도 갈아입어야하고 몸에 근육이완제도 발라줘야하는데.

아낄 게 따로있지.


서둘러 저녁부터 준비했다.

장터목 대피소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역시 우물은 좀 멀었다.

간단히 인스턴트미역국을 끓여 햇반을 넣고 말아서 먹었다.

영희가 사 온 족발에 소주한잔도 곁들이고  ㅋ

우리만 있어서 취사장에 먹던것 그대로 두어도 괜찮았다.

잠이 안들어 뒤척였지만 비교적 곤히 잘 잤던것 같다.